새벽에 스팀 나오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모닝콜이 오기 전에 잠을 깼다.
중경(충칭)은 일제 강점기 말인 1940년 우리나라의 임시정부가 이곳으로 이동해 와서 해방때 까지 있었던 곳이다.
여행 일정에 없는 곳으로 어쩔 수 없이 왔지만 그래도 이 도시를 다음에 내가 다시 오지 못할 수도 있겠지 하니까
장가계 오전 일정을 망친 것도 위안이 되었다.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공항에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다.
오전 9시 30분인데도 이렇다할 이야기가 없다.
호텔주변을 서성거리며 거리를 둘러보았다.
중경 외곽에 있는 공항 주변이라 특별히 볼만한 것은 없었다.
[호텔 경비원 복장]
10시가 되니까 30분 후에 비행기가 이륙한다며 버스가 왔다.
탑승 수속을 밟고 11시에 공항버스로 활주로에 멈춰있는 비행기로 가서 탑승했다.
어제 우리가 타고 왔던 동방항공 소속 비행기였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장가계는 어제와는 달리 그런 대로 시계가 좋았다.
12시 10분 경에 착륙했다.
장가계 공항은 이곳이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만들어진 자그만 한 시골공항이다.
장가계(張家界)는 호남성 서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신흥 국제 관광도시이며,
중국의 첫 국가삼림공원인 장가계가 있어서 얻어진 이름이다.
면적 9,563㎢, 인구 1백55만 명이고 그 중 소수민족인 토가족, 바이족이, 묘족이 60%를 차지한다.
장가계시의 원이름은 대룡시(大庸市)이었으나 1944년에 장가계로 이름을 바꾸었다.
개그맨 서경석 닮은 남자 가이드의 안내로 장가계 풍경구 백장협을 지나갔다.
가이드는 이곳의 경치가 너무 빼어나서 모두 '와~와~' 거리기 때문에 와와 관광이라며 장가계를 소개했다.
장가계는 곳곳이 도로 공사 중이었다.
공사 구간을 덜컹거리며 지나면서 뒤로 물러나는 토가족의 집들을 유심히 보았다.
이곳은 비가 많으나 바람은 적어 기와도 아주 작고 얇은 걸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야 빨리 말라서 기와나 지붕이 썩지 않는다고 한다.
장가계는 전력이 약해서 자주 정전이 된다고 한다.
가이드는 지금 장가계 시내는 정전이라 산아래서 점심식사를 하고 가야한다고 하였다.
식당은 한국인으로 가득 찼다.
비록 원탁테이블에 올려놓은 음식을 접시에 들어먹는 중국방식이었지만 음식은
김치 등으로 우리 입맛에는 어느 정도 맞았다.
음식을 담은 도자기 그릇이나 유리컵은 모서리가 약간씩 깨져있는게 많았는데
그건 장사가 잘되는걸 의미한다고 한다.
소주잔에 약간 금이 가도 기분 나쁘다며 '아줌마~~~!'하고 소리쳐 바꾸는 우리와는 문화가 너무 다르다.
장가계 입장은 특이하게 지문을 대고 메모리 카드에 저장한 뒤 그 카드로 입장하는 방식이었다.
다음날 입장할 때도 이때 만든 지문 카드를 이용했다.
깎아지는 듯한 절벽사이를 구불구불 버스가 돌아가서 원가계로 갔다.
차에서 내리자 마자 '천원' '천원' 하면서 장사꾼들이 따라 붙는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2층으로 된 관광전용엘리베이터이며, 세계에서 제일 크고, 속도가 가장 빠른 관광전용엘리베이터라고 하는 백룡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원가계의 기암괴석은 가이드의 말대로 절로'와와'소리가 났다.
동양화 속의 산수가 왜 그렇게 뾰족한 산으로 그려졌는지 이해가 갔다.
이년 전에 중국 계림을 여행했었는데 장가계는 계림과 비교할 수 없는 웅장함과 기묘함을 갖고 있었다.
가이드는 연신 이건 아직 '새발의 피'라며 우스개 소리를 계속했다.
원가계 최대의 볼거리는 천하제일교, 바로 앞에 약 200m의 바위가 우뚝 솟아 있고
그 뒤에 두 개의 봉우리 정상 부분이 다리 모양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장관이다.
이어서 십리화랑은 모노레일을 타고 들어가면서 관광했다.
십리화랑 끝에 바람난 세자매 봉우리 이야기도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발맛사지를 한뒤 저녁식사를 위해 평양 유경 식당으로 갔다.
이곳은 북한계가 운영하다 보니 북한 상품도 팔고 식당 한쪽에는 김정일 사진도 걸려 있었다.
식사후 우리가 묵은 호텔은 한시간이나 이동한 뒤 장가계시에 있는 빈남 관광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새벽녘 음산한 추위가 코끝으로 몰려왔다.
호텔이 왜이리 추운 거야 하며 불을 켜 봤지만 주위가 깜깜했다.
전력 사정이 안 좋다더니 정전이 된 것이었다.
히터도 들어오지 않고...이 곳 장가계는 여름은 40도를 육박하는 정도로 덥고, 겨울도 그리 춥지 않은
곳이지만 최근에 눈이 와서 춥게 느껴지는 곳이다.
이불을 끌어 덮었지만 한기는 온몸으로 파고들었다.
호텔 이방 저 방에서 불평의 소리가 벽을 타고 들렸다.
씻으려 해도 물이 차가워져 제대로 씻을 수도 없었다.
졸지에 4성 호텔이 또다시 2성 호텔 이하로 떨어졌다.
고양이 세수를 하고 식당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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