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엘리자베스의 하회마을

석탈해 2009. 12. 10. 15:54

 

하회마을의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방문 기념 전시관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아무리 영국인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존경받을 인물이라 하더라도, 안동시와 하회마을이 그녀의 방문 흔적을 굳이 남기고 싶다면 기념식수와 표석 하나면 족하다.

그런데 하회 마을에 가면 '엘리자베스 여왕 방문지 하회마을'이라고 홍보하는 것도 모자라 엘리자베스 기념관을 짓고 방문당시 사진과 기념식수 때 사용했다는 삽을 유리 진열장에 전시하고 있다. 이건 지나침을 넘어선 신 사대주의다.

하회마을은 어디가고 엘리자베스 여왕만 남았다.

하회마을은 조선시대 반촌의 모습과 유교의 전통과 선비정신이 남아있는 곳이다. 아니 남아 있어야 한는 곳이다.

하회마을은 자체의 가치를 더 보존하고 알리는데 힘써야 한다. 그것이 하회 마을이 더 유명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보고 싶은 명소가 되는 길이다.

 

 봉정사 대웅전 용마루에 올려져 있었던 엘리자베스 여왕 서명 청자 기와

 

예전에 안동 봉정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대웅전 지붕 용마루 가운데에 청자 기와가 한장 올려져 있었다. 문화재 해설사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곳까지 방문했고 그녀가 서명한 청자 기와가 대웅전 지붕 제일 꼭대기  용마루 가운데에 올려져 있다며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그것이 봉정사의 대단한 자랑거리 처럼 열심히 설명했다. 지붕 꼭대기 가지런한 용마루의 유려한 기와선 한 가운데에 올려진 청자 기와가 어울리지 않게 튀어 보였였다. 문화재 훼손을 감수하면서도 영국여왕 방문을 그렇게 기념해야 했는지....

최근 다시 찾은 봉정사 대웅전에는 당시의 기와가 보이지 않아서 궁금했는데 절의 사정으로 원래대로 바꾸었다고 한다.

애초부터 발상이 잘못 되었던 거다. 그나마 시정했으니 다행이다.

하회 마을 역시 하회마을 본래 모습을 보여주는것이 하회마을의 가장 큰 강점이요  국민들로 부터 사랑받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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