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야기

신호를 기다리며

석탈해 2012. 4. 27. 13:59

 

 

 앞차 꼬리를 물고 신호를 기다립니다.

운전석 옆으로 중앙분리대가 이어집니다.

연결부위의 볼트와 너트를 보니 무질서 하게 결합된 것처럼 보입니다.

“저걸 한 줄로 오른쪽이면 오른쪽, 왼쪽이면 왼쪽으로 세웠으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문득 들었습니다.

 

 그리고 출발 하며 머리를 스치는 또 다른 생각

“아! 나도 어쩔 수 없는 기성세대구나.”

볼트는 어디에 위치하던 너트와 함께 양쪽 철 구조물을 이어지도록 하는 제 역할을 하면 되는데 말입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는 개성 없이 왼쪽이면 왼쪽, 오른쪽이면 오른쪽.....

모두 한 줄에 줄 맞춰서야 했습니다.

뚫려있는 구멍 안에서 볼트의 위치가 어디로 가든 관계없이 제 역할만 다하면 되는데 말입니다.

 

우리 사회가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이에게 요구하는 인간상은 창의적인 인간,

이타적인 인간, 개성이 넘치는 매력적이며 민주적인 인간일 것입니다.

그런 인간을 길러내는 것은 오늘날 학교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입니다.

 

지극히 정상인데 잘못된 아이로 볼 때가 없었는지,

분명히 자기 틀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정상 위치이고 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줄이 맞지 않다고 비뚤어진 녀석으로 재단해 버리지는 않았는지,

오늘 신호를 기다리다 중앙분리대 볼트와 너트를 보며 별 생각을 다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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