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태국: 태국으로 가는 첫날 (2004년 1월 25일)

석탈해 2009. 8. 31. 13:15

 

 


저녁 9시 정각 우리일행을 태운 김해발  태국행 대한항공 여객기는 활주로를 향해 서서히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10분 뒤 이륙한 비행기 저 아래로 부산의 불빛이 눈에 들어오는가 싶더니 곧 태평양 상공을 나르고 있었다.
여기서부터 태국까지 약 6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거리이다.
비행기에서 잠을 좀 자둬야 할것같아 눈을 감았으나 깊은 수면에 들지 못한 채 몇시간을 보냈다.
4시간 정도 비행했을 때 창가의 좌석에 자리잡은 나는 바깥의 풍경을 볼 수 있었는데 칠흙같이 어두운 남국의 밤하늘에 이효석님의 '메밀꽃 필무렵'에 나오는 글처럼 소금을 뿌려 놓은 듯 별무리가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현지시간 새벽 1시(우리 시간으로는 3시)에 방콕 돈무앙 국제공항에 비행기는 안착했다.
벌써 태국의 후덥지근한 날씨가 느껴진다.
짐가방을 찾은 뒤 입국 수속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입고온 외투는 벗어서 가방에 챙겨 넣었다.
잠시 후 태국 주재 한국가이드와 태국가이드가 우리를 맞았다.
공항을 나서니 2층으로 된 관광버스가 왔다.
우리가 운이 좋은지(?) 뽑은 지 3일밖에 안된 새차라고 한다.
그러나 밀폐된 공간에서 나는 새차 냄새는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았다.

 

 


태국의 서쪽은 미얀마, 동남쪽은 각각 라오스,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접하며 우리 나라 총 면적의 2.5배 정도라고 한다.
이동중에 보니 도로의 차선이 우리와는 반대로 되어있다.
전모 부장(?) 선생님은 호텔로 이동하면서 왕이 있는 국가는 차선이 반대로 되어 있다고 강변한다.
그리고 일본, 영국도 왕이 있어서 태국과 차선이 같다고 한다.
그래도 좀 설득력이 없는것 같아서 이 부분은 귀국 후 맞는지 확인해 보았는데 부장선생님 얘기하고는 좀 달랐다.

마차에서 발달한 대중교통수단인 자동차는 영국에서 처음 발명 되었다고 한다.
그당시까지 쓰이던 마차에서 기인한 이유인데 통상적으로 말을 끌게되면 채찍은 오른 손으로 쥐게 된다.
그래서 마부(운전자)의 좌석이 오른쪽에 있었고 지금의 운전대로 볼수있는 고삐는 왼손에 잡았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오른손잡이가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는 건 맞는것 같다.)
어쨌든 이런 이유로 자동차의 운전석이 당연스럽게 오른쪽으로 가게 된것이죠.(마차를 그렇게 해왔으니까요.)
차량이 어느정도 많아 질즈음, 프랑스(프랑스는 영국과 좋지 않은 감정이 많아서 인지 반대로 했다는 군요)는 왼쪽에 운전석을 설치 하게 되었고요.

우리나라도 처음엔(일제강점기)영국처럼 왼쪽 차선을 썼었지요.
그때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을 아시는지요.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국철(1호선 포함)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진행 한다는 것을 알수가 있죠..
그것은 그 선로가 그 당시에 설치가 된 것 이기 때문이다.
차량은 이후 미국의 원조(주한미군도 그 이유중의 하나라고 생각됨)가 진행 되면서 바뀐 것 같다.
글자도 모르는 미군이 차선마저 햇갈린다면 낭패라서 그렇게 한것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그 이후로 우리나라는 너무도 자연스럽게(?)오른쪽 차선을 쓰며,  운전석도 왼쪽에 설치된것 이지요

이곳 태국은 1차 산업인 농업이 발달해서 농산품은 싼 반면에 공산품을 비싼편이라고 한다.
날씨가 겨울인 지금은 섭씨 30도 정도이고 더운철에는 40도를 오르내린다고 한다.
더운 날씨 탓에 대체로 성격이 느긋하고 차를 운전하더라도 경적을 울리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며칠 지내며 실제 그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로는 그런대로 잘 되어 있는데 복잡한 교차로에도 신호등이 거의 없다. 그런데도 잘 끼어들고 멈춰 주며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다.
태국은 인구의 95%가 소승불교도 이며 집집마다 작은 불상이라도 모셔놓고 있다고 한다.
태국 현지 가이드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그랜드 호텔에 도착했다.
다소 피곤했지만 여행의 첫날을 그냥 자기도 해서 우리방에 모두 모여 가지고 간 소주를 한잔씩(?) 했다.

 

 

 

 

우리일행이 묵었던 호텔과 호텔 주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