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일본: 아소 활화산 (2008년 6월 3일)

석탈해 2009. 9. 17. 11:12

다시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는 아소산으로 향했다.
구불구불 산으로 오르는 길 양 옆으로는 쭉쭉 뻗은 삼나무 숲과 초원이 이어진다. 삼나무는 일본정부가 계획적으로 경제목을 만들기 위해 조림 했다고 한다. 초원에는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아소의 신이 기근 때 쌀을 내려 쌓았다는 미총(米塚)이라는 기생화산을 왼쪽으로 두고 한참을 올라가서 아소산 분화구 아래에 있는 휴게소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식후에 잠시 휴게소 앞쪽의 초원지대를 산책했다. 초원이 천리나 이어져 있다고 해서 이름 붙였다는 쿠사센리는 화산이 만들어낸 호수가 가운데 있어서 멋진 풍경을 연출하는 곳이다.
휴식을 취한 우리 일행은 아소산 분화구 아래 로프웨이를 타는 곳으로 향했다. 아소산의 살아있는 분화구를 보는 건 행운이라고 한다.
열 번가도 분화구를 못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몇 해 전 선생님들과 이곳을 왔다가 태풍 때문에 분화구 아래에서 되돌아간 적이 있다.
그러니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인 셈이다.
이번에는 하늘이 도왔다. 관람이 가능하다고 했다.
90명이 한꺼번에 탈 수 있다는 로프웨이를 타고 화구 가장자리로 올라갔다.
나카다케 분화구(中岳火口)는 흰 유황연기를 뿜으며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수 만년 영겁의 세월이 만들어낸 지층과 유황냄새 나는 연기 틈새로 보이는 분화구에는 옥색 물결이 일었다.
그 차가운 색깔 속에는 1000℃ 이상의 열기를 품고 있다고 한다.
마치 속마음을 잘 보여 주지 않고 항상 친절하게만 보이는 일본인처럼 말이다.
분화구 주변에는 갑작스런 화산폭발에 대비한 대피소를 에스키모들의 얼음집인 이글루 모양처럼 콘크리트로 만들어 놓았다.
내려올 때는 로프웨이를 타지 않고 걸어서 20분정도를 내려오는데 화산이 만들어놓은 기묘한 지형과 그 사이로 난 꽃들이 경이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