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중국: 계림(2003년 1월 25일)

석탈해 2009. 8. 31. 12:50

 

 2003년 1월 25일

  

 장구한 역사와 방대한 국토의 중국을 이제야 보게 되는구나 하는 설레임으로 아침을 맞았다.

여행사가 내준 관광버스로 부산(김해)공항으로 가서 오후2시 30분 상해행 중국 동방항공에 올랐다.

비행기 안에는 초등학교 스카우트(유년대)학생들이 단체로 중국여행을 하기위해 많이 탔다.

나 역시 스카우트 지도자이기에 관심이 갔다.

 이륙 후 1시간 20분 만에 상해 상공에 다다랐다. 기내 방송으로 잠시 후 착륙한다고 한다.

시계를 현지 시간으로 맞추었다. 우리보다 한시간 늦으니까 지금은 2시 50분이다.

비행기 창에 비가 뿌렸다. 상해에는 겨울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늘 우리가 도착할 최종 목적지는 계림(桂林)이다.

상해 부동공항에 내려서 바로 계림으로 가는 연결편 비행기를 타기위해 연결 통로를 한참 걸어 나오면서 공항의 규모에 내심 놀랐다.

국내선 청사안 탑승 대기실에 갔다.

엄청난 승객이 대기실 자리를 빼곡히 메우고 있었고, 우리 일행도 한 구석에 짐을 놓고 자리 잡았다.

동반한 여행가이드는 2시간 가량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김해공항에서 꺼 두었던 휴대폰을 켜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통화권 이탈 지역 표시가 나온다.

꽤나 먼 거리를 날아 온 것이 이제는 실감난다.

 

 

 

 

중국 TV에서는 보아하니 말은 알아들을 수 없지만 '저팔계' '삼장법사'가 등장하는걸 보니 "서유기"가 나오나 보다.

4시 20분에 탑승구로 향하려 하는데 전광판에 계림행 비행기가 연착(delayed)한다는 표시와 함께 방송이 나온다.

2시간을 기다렸는데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할 지...무료하던 차에 부장선생님이 큰 메론 같은 하귤하나를 20위안에 사와서 나누어 먹었다.

6시 20분 드디어 탑승하라는 방송이 나온다. 공항내 셔틀버스로 비행기 까지 이동했다. 비바람이 제법세다. 출입구에서 비옷을 제공해 주었지만 입지는 않고 머리에 덮어쓰고 탑승했다.

비행기 승객은 한국인이 절반 정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이 보였고 좀 전에 타고 온 비행기 보다 좀 작은 가로로 다섯 개의 좌석이 있는 비행기였다.

6시 35분 계림을 향해 비행기는 이륙했다. 비상문 옆의 좌석에 앉아 창밖을 보았다. 비가 계속 뿌리고 있었지만 활주로의 불빛이 아름다웠다. 그러나 곧 주위는 어둠으로 채워졌다. 기내식 후 조금 졸다보니 계림에 다왔다는 기내 방송이 나온다. 8시 55분이다. 저아래 68만 인구를 가진 계림(桂林 중국말로는 '꾸이린')의 도시 불빛이 보이고 비행기는 착륙했다.

여기 계림은 이날 비가 오지 않았다.

 

계림(桂林)은 68만명 정도의 인구를 가진 중국에서는 조그만한 도시이나, 73년 이후 관광으로 많은 수입을 얻고 있는 광서성(廣西省) 동북부에 위치한  관광도시이며 또한 역사도시이다. 우리동포도 현재 1,500명 정도 살고 있으며 이곳의 원주민은 장, 묘, 요족등 28개의 민족이다.

 

 이 지역은 3억년 전에 바다였다가 지각운동으로 인해 바다에 쌓여 있던 석회암이 육지위로 상승한 형태로 풍화, 침식해 지금과 같은 지형이 만들어졌다 한다. 계수나무가 맣은 지역이라 계림이라 하며 도시 전체의 가로수가 계수나무이다.

어릴적 '푸른하늘 은하수 하얀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하고 수도 없이 "반달"이라는 노래를 불렀지만 계수나무를 보지 못했는데 이곳에서 볼 수 있었다. 하기야 "계피"도 계수나무과라 하니 꼭 못봤다고는 할 수 없지만...

9시 50분 늦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한식당에 들렀다. 한국인이 경영해서 그런지 느끼한 중국음식 냄새는 조금 나지만 그래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음식을 만드는 것 같았다.

 이곳의 전통주인 계수나무 꽃과 안남미로 만들었다는 삼화주도 맛 볼 수 있었다.

 식사 후 10시 40분 제원호텔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포항에서 여기 계림까지 이동해 오는데 하루가 걸렸다.

비롯 피곤하지만 첫날밤을 그냥 보내기 어렵다며 한잔......벌써 26일 3시... 이젠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