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중국: 계림(2003년 1월 26일)

석탈해 2009. 8. 31. 12:54

 2003년 1월 26일

  

 오전6시 모닝콜로 일어났지만 늦게 잠든 탓에 멍한 기분으로 세면을 했다.

호텔내 양식당에서 아침을 가볍게 하고 7시30분에 이강으로 출발했다.

오늘 일정은 유람선으로 이강 주변의 경치와 관암굴 관광이다.

10분정도 관광버스로 달려 시내를 벗어나자 비포장 도로다.

확포장하기 위해 공사가 한창이어서 옛날 시골 비포장길을 버스로 달리는 것 같이 덜컹덜컹하며 20분 정도 확실하게 엉덩이 지압(?)을 받았다.

 

 

 

 

 

 

가이드는 연신 계림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북경은 많이 걸어다녀서 '발'관광, 서안은 역사설명을 많이 들어야 하기에 '귀'관광, 상해는 사람이 많아서 '머리'관광, 이곳 계림은 경치가 좋아서 '눈'관광 이라고 한다.

도로에는 자전거, 오토바이가 많고 특히 경운기 엔진으로 개조한 삼륜차가 많아 특이했다.

 

차가 주차장에 도착하자 곳곳에서 장사꾼들이 모여든다. 천원~, 천원~....귀찮을 정도다.

선착장까지 가는 길에 양쪽에는 드라마'여명의 눈동자'에서 본 것같은 집들이 연이어 있고 그 사이 골목을 돌아간다.

이국적인 그들의 풍물을 두리번 거리며 선착장에 도착했다.

9시 30분에 유람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람선에는 우리말고도 우리나라 관광객이 많았다.

비가 약간씩 뿌리는 날씨였지만 그것이 오히려 이강의 경치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이쪽을 보아도, 저쪽을 보아도 한폭의 동양화 그 자체였다.

말로만 듣던 계림의 기기묘묘한 봉우리가 빚어내는 절경은 가히 감탄할 만한 것이었다.

계림의 자랑 4가지는 '산이 푸르고' '물이 맑고' '동굴이 기이하고' '돌이 아름다운 것'이라 한다.

그 경치를 조금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연신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이강의 총길이는 437km이지만 유람선은 1시간 30분 정도 탔다. 그리고 관암(冠岩)동굴에 도착했다.동굴입구에는 장족 전통의상을 입은 아가씨들이 천원에 사진모델을 하겠다고 또 천원~, 천원~ 한다.

 동굴의 규모는 한마디로 대단했다.

내부에서 한동안 걸어서 관광하다가 모노레일을 타야했고, 다시 배로 갈아타고 관광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올 수 있었다.

그들 말로는 동굴안에서 육해공군을 다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타고온 관광버스를 타기위해 다시 마을을 지나는데 상해 공항에서 한 개에 20위안 하던 하귤이 한 소쿠리(8개정도)에 10위안이란다.

12시 15분 다시 관광버스로 출발해 1시간 가량 달려 계림시내 한 중국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다.

우리음식은 뭐든 잘 먹어서 나 자신이 편식한다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지만 여기서는 정말 기름과 중국음식 특유의 향에 도저히 젓가락이 가질 않는다. 우리 일행의 고추장 사랑(?)은 앞으로도 계속될 듯.....

2시 2분 다시 출발해 도착한 곳은 식사한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차 공장에 도착했다.

중국 단체여행이 저렴한 대신 꼭 끼워넣는 의무사항 비슷한 것이란다. 차 한잔 마시고 몇 개 구입했다.

3시 10분 첩채산 공원에 도착했다. 나비박물관을 거쳐 산 정상에서 계림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었다. 정상에는 남녀간의 사랑이나 우정을 영원히 간직하자는 의미로 채워두었다는 자물통이 줄줄 엮어져 있어서 특이 했다.

 

 

 

 

 

 

 

 

 

 

 

4시에 첩채산 공원을 출발해 진주공장으로 향했다. 나무가 귀한 지방이어서 나무를 보호하기위해 쇠로된 보호철책을 가로수 주위에 둘려 놓았고, 주변의 아파트는 6~7층이 되는 높이도 모두 방범창을 해 두고 있었는데 도둑이 많아서 그렇다 한다.

진주공장에서는 우리 일행이 모두 남자여서 그런지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4시 40분 민속관으로 갔다. 서안공원내에 민속관은 11개 소수 민족의 풍속을 볼 수 있는 곳이라 한다.

6시 45분 금룡원 반점에 도착해 저녁식사를 하고, 오후7시에 상해로 가기 위해 공항으로 출발했다.

날씨는 여전히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다. 현지 가이드는 차안에서 계림에서의 마무리 인사를 한다.

"대한민국이 잘 살아야 교포들이 큰소리 친다"며 중국에서 소수 민족으로 살아가는 서러움과 대한민국의 발전에 대한 자부심을 이야기 했다.

계수나무 가로수가 뒤로뒤로 멀어져가는 공항로를 달려 20분만에 계림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내릴 때에는 그 의미를 잘 몰랐는데 산과 물과 물고기를 상징한 조각이 계림공항 앞에 있었다.

9시 출발 예정인 우리가 탈 상해행 비행기가 10시 35분에 연착한단다.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위해 공항내 기념품상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고 다녔다.

낮에 들렀던 계림민속관내 기념품 가게의 옥다기 세트는 가격이 우리돈으로 처음 8만원 이었는데 동료선생님이 깎아 달라니 6만 4천원까지 내려 왔고 다시 4만원을 고집하니 절대로 그가격에는 팔 수 없다며 부르는 가격이 5만원이었다.

그걸 동료 선생님이 구입했는데 공항 기념품상에는 2만 5천원이란다. 모두 한 바탕 웃었다.

몇몇 선생님들의 짐속에 두었던 담배와 사용하지 않은 필름이 없어진 것을 이제야 발견했다.

의심해서는 안되지만 전세 버스에 짐을 두고 관광을 하는데 고양이에게 쥐를 맡긴 것은 아닌지...

10시 45분 다행히 비행기는 이륙했다. 비행시간만 상해까지 1시간 20분 정도니까 상해는 내일 도착되는 셈이다.

우리가 이용한 비행기는 중국 동방항공소속이다. 어제와 오늘 이 항공사 소속 비행기를 계속 이용하고 있는 셈이니 기내식과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비행중 상영하는 비디오도 똑같다. "just for laughs"라는 캐나다 코미디로 우리나라에서는 명절전후로 "폭소클럽"이라 해서 기이한 행동으로 사람을 당황하게 하고 몰래카메라로 찍는 것으로 말을 못알아 들어도 웃기는 프로그램이다.

하루 종일 운동화를 신고 다녔더니 양말에 땀이 찼다.

좀 찝찝하고 불편해 벗고 싶었지만 문화 국민으로서 기내에서 그래선 안돼겠지...참자.

12시 곧 착륙하겠다는 기내 방송이 나온다.

숙소는 공항에서 40분 거리에 있었고 1시 25분에 도착했다. 같은 방 쓰는 손선생님은 음식이 안 맞았는지 물이 안맞았는지 속이 좋지 않다. 비상약으로 가져온 지사제를 드렸는데 걱정이다. 이렇게 이튿날 밤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