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베트남: 호치민 묘소 (2005년 8월 17일)

석탈해 2009. 9. 1. 10:33

2005년 8월17일(수요일)

아침을 호텔식당에서 일찍 먹고 8시 5분 버스에 올랐다.

오늘은 오전에 호치민 유적지를 돌아보는 날이다.

호치민의 묘소는 하노이시 서북쪽 널찍한 바딘(Ba Din) 광장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 있다.

호치민은 베트남 중부의 게안성 출신으로 프랑스 식민지배에 대한 민중봉기가 한창일 때 하급관리 출신 유학자의 아들로 태어나 반(反)프랑스운동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하였다.

21세에 프랑스 선박의 주방 보조 요리사로 4년 간 일하다 프랑스로 건너가 정원사, 주방장, 구두 닦기 등의 일을 하며 공부하여 영어, 불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언어에 아주 능통하였다 한다.

베트남 공산당과 베트남독립동맹(베트민)을 결성하는 등 결혼도 하지 않고 독신으로 평생을 조국 베트남을 위해 바친 호치민, 반프랑스 투쟁에 이어 거대한 미국과 싸워 끝내 베트남의 통일을 쟁취한 호치민은 나라는 가난하지만 자존심이 강한 베트남인의 영원한 우상이다. 그의 생일과 사망일은 국경일로 정할 정도로 베트남 국민은 모두 그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묘소 참배객들은 검색대를 거쳐서 걸어 들어가야 하는데 모자를 써서도, 짧은 반바지를 입어도, 말을 해도,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도, 카메라나 휴대폰를 가지고 들어가서도, 짐을 들고 들어가도 안 된다. 물건들은 모두 맡겨야 한다. 가이드에게 가방을 맡기고 검색대를 통과해 차양막이 쳐진 통로를 200m 정도 따라 가면 호치민 묘소 앞에 다다른다.

묘소 정문으로 향하는 붉은 카페트 위로 걸어 들어갔다.

베트남 국화인 연꽃을 형상화한 묘소로 들어가는 정문으로 오르니 좌우에는 촘촘히 흰색제복을 입은 경비병들이 지킨다.

이야기를 하는 사람에게 경비병들이 조용히 하라는 표시로 손가락을 쉬! 하고 입에 댄다.

메모하려고 메모장을 꺼내도 제지했다.

내부에 들어서니 밖과는 달리 추울 정도로 냉방이 잘 되어 있었다.

호치민의 유리관 바로 옆에는 4명의 경비가 부동자세로 서 있었다.

유리관안의 호치민은 손을 가슴에 가지런히 포개고 잠자듯이 평화스런 얼굴로 누워 있었다.

누구 할 것 없이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로 호치민이 잠들어 있는 유리관을 불과 1분정도 보고 돌아서 나왔다.

1969년 심장마비로 79세에 사망한 호치민은 평소 화장해서 베트남 산천에 뿌려 달라는 유언과는 달리 영원히 썩지 않도록 러시아에서 방부 처리하였고 이 묘역은 1973년에 만들었다고 한다.

 

 

 

 

 

 

 

 

 

 

 

 

 

 

 

 

 

 

 

 

 

이어서 주석궁과 호치민이 생전 거주하던 집들을 둘러보고 호치민묘소 남서쪽에 있는 호치민 박물관으로 향했다.

호치민 박물관은 호치민의 생전에 쓴 편지와 사진,  전쟁관련 기념물 및 기타 유품들을 전시해 두고 있었다.

베트남의 국부 호치민,

베트남인이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 호치민,

죽은 지 35년이 지났어도 묘소를 참배하며 국민들이 눈물 흘리는 지도자,

우리와 비교하니 그런 지도자를 가진 베트남이 부럽기조차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