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암이라 하면 경주시 양북면에 있는 문무왕 수중릉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울산시 동구 일산동에도 대왕암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울산의 대왕암은 사랑하던 지아비인 문무왕을 따라 동해의 호국용이 되려했던 문무왕비와 관련된 전설이 서린 곳이다.
토요일 오후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속에 이 곳을 찾았다.
날씨는 잔뜩 흐렸고 바닷가 바람도 사람이 흔들릴 만큼 세차다.
헌데 뿔사~ 뿔사~ 아뿔사... 블로거의 필수품인 카메라를 안가지고 나왔다.
별수 없이 폰 카메라로 찍었는데 뭐랄까 온 세상이 황사를 잔뜩 뒤집어 쓴 듯하고
어떻게 보니 빛바래고 오래된 사진처럼 보인다.
바닷가 난간에는 사랑의 결실을 이루기를 바라는 수많은 소망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바닷물과 만난 열쇠는 더 빨리 부식된다.
다시는 풀 수 없는 사랑으로 얽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자물통의 열쇠는 필경 저 바다에 던져 버렸을 것이다.
문무왕 부부처럼 천년이 지나도 잊혀 지지 않는 사랑으로 남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