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야기

향기, 그후 이야기...

석탈해 2011. 9. 25. 02:03

 

 2주만 키우자 했던 향기가 온지 6주가 되었다. 이전 사진과 비교하니 제법 컸다.

추석 때 고향집에 두고 오려고 데려 갔는데, 고향집에는 무시무시한 형들이 돌아다녀서 도저히 둘 수가 없었다.

자기네 영역 안에 들어왔다고 덩치 큰 고양이들이 향기를 물어뜯을 것만 같았다.

덩치들을 언 듯 보니 얼룩얼룩 한 것이 등에 용 문신(?)이 있는 것 같았다.

두고 올 수는 없었다.

다시 데리고 오는데 정이 든 우리 식구들 중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요즘 향기의 재롱에 우리 식구 모두가 점점 빠져 든다.

사냥하는 자세로 웅크리고 있다가 갑자기 발을 향해 달려들기도 하고,

귀를 뒤로 접고 발끝을 세우고 등을 활처럼 휘어 위협적인 자세를 취하며 장난을 걸기도 한다.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 다른 고양이들처럼 사람 무릎위에 앉아서 조는 것도 즐긴다.

 

 

그런데 문제가 좀 생겼다.

낮에는 집을 비워두는 날이 대부분인데 혼자 무료하게 보낼 것 같아서 안쓰럽고 해서,

아침·저녁 두 번 주는 밥을 조금 많이 주게 되다 보니 날렵한 몸매가 무너졌다.

배가 나와 앉아 있을 때는 시골 할머니들 무릎 세우고 콩 까는 자세가 된다.

아직은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운동도 시키고 먹는 것도 조절해 주어야 되겠다.

언젠가 이별은 해야 되겠지만 그 때까지 건강하게 키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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