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적반하장(賊反荷杖)

석탈해 2011. 12. 14. 09:43

 

 

 

2009년 겨울, 중국의 산둥(山東)반도 지역을 여행하다 웨이하이(威海)에 있는 호텔에 하루를 묵은 뒤 아침에 바닷가에 나가보았다.

전날 일기가 좋지 않아서 그랬는지 중국 어선들이 피항해 있었다.

붉은 오성기를 단 중국어선들.....

바로 서해 우리 영해를 침범해 물고기를 싹쓸이 하는 무리들이었다.

1,200여년전 신라의 장보고는 서남해안의 해적을 소탕하고 이곳까지 진출해 신라방을 건설하고 법화원(法華院)이라는 절도 세웠다.

그때 해적의 후손들이 지금도 우리 바다를 침범해 해적 노릇하며 작은 물고기 까지 모조리 잡아들이며 씨를 말리고 있다.

해무(海霧)속에 정박한 백척이 넘는 중국 어선들을 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겹쳐 참으로 묘한 기분이 들었다.

 

토요일 밤늦게 방영되는 개그 프로그램 중에 적반하장이라는 코너가 있다.

분명한 자기 잘못인데도 불구하고 도로 피해자인 상대방에게 사과를 하라는 식으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황당한 상황을 코믹하게 연출해 웃음을 짓게 한다.

적반하장이란 말은 사전적으로는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들고 대드는 것으로, 굴복해야 할 사람이 도리어 남을 억누르려 하다.”라고 정의한다.


어저께 우리 영해를 침범해 불법조업을 일삼던 중국어선이 나포되는 과정에서 중국인 선장이 대한민국 해양 경찰관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고가 발생할 때 마다 특단의 조치니 뭐니 해도 그때뿐이다.

중국 언론은 오히려 한국 해경의 강경 진압에서 발생한 사고라는데에 보도의 무게를 두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어민의 합법적 권리를 보장하고, 인도주의적으로 대우해주기 바란다.”는 식의 브리핑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여론이 들끓으니 한발 물러서는 척하며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도 없는 유감의 뜻만 표명했다.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분수다.

지금까지 국경을 침범하고 사람까지 죽이는 해적에게 외교마찰을 우려해서 너무 무른 솜방망이 잣대를 댄 것이 사태를 더욱 어렵게 만들어 가지 않나 한다.

앞으로는 해경 단속정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무장한 해군함정이라도 나서서 불법을 무력으로 제압해야 한다.

상대가 민간인이고 침략군이 아님에 해군 동원에는 문제가 있다면, 적어도 해경이 최소한 자신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무장은 하고 있어야 한다.

언제까지 중국 눈치보고 중국에 끌려 다닐 것인가?

대한민국은 주권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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